톨킨의 소설 호빗은 매우 유명합니다. 유명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의외로 읽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직관적이면서 영상을 좋아하는 세대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빌보 베긴스와 13명의 난장이들 그리고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가 모험을 떠나는 이 여정을 저는 책으로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직접적이거나 영상으로 보여주지만 책의 묘미는 역시 상상을 무한대로 이끌어내는 묘사와 작은 시냇물과 같은 사건들이 모여 커다란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치밀한 짜임과 구조 그리고 대화와 행동을 통한 인물들의 성격이나 특징 등을 파악하는 재미 특히, 톨킨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찾아내는 재미로 이 소설은 제가 읽어본 소설 중 꼽습니다.
톨킨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편찬한 언어학 교수님답게 문장의 어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요정의 언어나 사우론으로 대표되는 악의 세력들이 쓰는 언어도 창조하여 구사합니다. 저는 언어학이나 언어가 주는 느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정의 언어는 제 귀에는 프랑스언어처럼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하게 들리는 것 정도입니다. 궁금해서 찾아본 위키백과에서는 요정의 언어는 엘다마릴리온어를 기반으로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문법과 발음으로 요정들 고유의 신비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반면 사우론과 그 종족들의 언어는 간단하고 직설적인 문법과 발음으로 불쾌하고 무례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죠.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톨킨은 언어의 창조를 통해 말해주는 듯 합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를 구사할수록 의사소통을 해야만 하는 사회에서 그 사람의 가치는 높여지고 아름다워지는 이유일 듯합니다.
또한 이 책의 묘미는 시를 읽는 재미일 것입니다. 국어시간에 배운 조선시대의 시조나 고려가요에서 보았을 법한 톨킨의 호빗에 있는 시는 3.4.4 조의 운율을 가지고 있어 매우 친숙하고 완벽한 라임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만 가지고 아이들과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호빗은 두 딸을 위해 쓴 소설답게 아주 작고 연약해 보이는 호빗이 왜 이 모험에서 주인공이 되어야하는지 간달프를 통해 이야기 합니다. 간달프에게 용기를 주는 호빗. 호빗 자신에게는 매일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에 도전과 용기를 지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합니다. 우리에게 매일 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쌓아가야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목같습니다. 또한 난쟁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리더로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황금보다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완벽한 발음과 웃음의 킬 포인트로 이 여정을 함께 해준 독서클럽 여러분들에게 또한 고마움을 느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저희는 지금 반지의 제왕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여정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궁금한데? 라고 생각하셨다면 저의 대답은 "환영합니다. 함께 읽어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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