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갑자기 영어로 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가 취미가 아니었는데, 한 20권정도 읽어보니, 그중에 책을 읽는 즐거움, 특히 책 속의 세계로 들어가서 같이 생각하고, 같이 슬퍼하는 설레임 같은 것을 주는 몇권의 책들이 끼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중의 한권이 Catcher in the Rye였다. 제롬 D.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이 책에 대한 다른 리뷰들을 보면 알듯이 이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 Holden Caulfield (홀든)이 단순한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작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가족의 죽음으로 상처입은 마음여린 고등학생 홀든이 뉴욕에 가서 방황하는 얘기이며, 그의 어린 여동생 Phebe (휘비)에 의해 위로받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와같은 주인공의 모습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처음 읽었을때 너무 감동적이고 가슴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읽을까말까 고민도 했지만 두번째는 좀 더 담담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홀든이 갔던 뉴욕의 모습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뉴욕의 모습과 겹쳐 보이면서 좀 더 실감있게 다가왔다. 마침 얼마전에 한국서 친구들이 와서 맨해튼의 Central Park에 가서 Carousel (회전목마)를 탔었는데, 책속의 휘비가 Carousel를 타고 있는 모습을 홀든이 벤치에 앉아서 바라보며 어떤 위안을 받는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이제는 Central Park에 가면 Carousel이나 Zoo를 가보게 될 것 같다. 이젠 내게 센트럴파크에 의미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최근 우연히 로버트 패티슨이 나오는 영화 Remember me를 보게 되었다. 그 영화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홀든과 비슷했고, 그 영화에 나오는 여동생은 휘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용은 다른데 주인공의 성격, 가족을 읽은 상처와 방황, 어리고 침착한 여동생, 뉴욕배경으로만 보면, 만약 Catcher in the Rye가 영화로 된듯한 부분들이 보였다. 만약에 영화로 만든다면 이 두인물을 영화주인공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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