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 12월 사이에 작성된 노트입니다.
1부 1편 어느 집안의 역사
표도르 카르마조프의 가족 이야기. 망나니로 살았던 그는 부유한 집안의 딸 아젤라이다 미우소바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나 잦은 싸움과 좋지 않은 부부 관계로 그녀는 3살 난 아들 드미트리(미차)를 두고 집을 나간다. 아내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표도르는 눈물을 흘린다.
부모에게서 외면 받은 아이는 하인 그리고리의 손에 자란다. 그러다 죽은 아이 엄마의 사촌오빠인 표트르 미우소프가 파리에서 돌아와 아이의 후견인이 되길 자청한다. 그 후 여러 곳에 맡겨지며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는 군사 학교에 진학해 장교가 되지만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다. 재산 문제를 위해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자신의 영지에서 나오는 수입이나 시세도 모른 채 약간의 돈을 받은 후 떠난다. 표도르가 이를 이용해 아들에게 조금씩만 돈을 보낸 지 4년이 흘러, 드미트리가 고향에 돌아와 정리를 요구하는데, 그 때 모든 거짓말을 알아채고서 분노에 휩싸인다.
한 편 미차를 다른 곳에 보내자마자 표도르는 재혼을 하는데, 둘째부인인 소피아 이바노브나는 부유한 미망인 아래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16살 난 소피아를 데려오면서 그 자신을 그녀의 인생에 있어 구원자라고 생각해 아내로서 배려따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신경증에 걸린 그녀는 아들 이반과 알렉세이를 낳은 후 죽는데, 그 후 두 아들은 미차와 같은 유년시절을 보내다가 어머니를 돌봐주던 부인이 나타나 아이들을 데려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세상을 떠나는데, 그녀의 재산은 아들들에게 일부가, 그리고 나머지는 귀족 폴레노프에게 가게 된다. 그는 본인 돈을 투자해 아비에게서 내팽겨쳐진 두 아이를 키웠다. 이반은 신경질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대학 졸업 후 교회 재판에 대해 썼던 논문의 연재로 사람들에게 관심과 인정을 받게 되는데 그 소식은 표트르 미우소프, 즉 드미트리의 후견자에게도 흘러가게 된다. 수도사가 된 막내 알렉세이와 함께 지내고 있던 아버지의 앞에 이반이 나타나 함께 지내기 시작하며, 드미트리와 아버지가 소송 준비를 하는 동안 중재자의 역할도 해낸다.
방탕한 삶을 사는 첫째, 내성적이고 신경질적이지만 똑똑한 둘째와 다르게 막내는 박애주의자였다.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따뜻하고 해맑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돈의 가치를 알지도 못 했고, 형들과 달리 학교 졸업도 못 했다. 그가 학교도 포기한 채 돌아온 이유는 어머니의 무덤을 찾기 위해서였지만, 아버지는 관심도 가지지 않아 무덤의 위치조차 몰랐다. 그리고리의 도움으로 어머니의 무덤을 찾은 알료샤. 본인의 돈으로 묘비를 세운 것도 하인 그리고리였다. 그들의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망나니였는데, 알료샤의 영향으로 죽은 아내의 영혼을 위로하려 수도원을 가기도 하는 등 그를 비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순한 막내에겐 특별한 애정이 있었는지 그의 수도원 입성에 서운함에 눈물까지 흘린다.
알료샤는 두 형 중에 드미트리와 먼저 친해졌는데 그가 말수가 없던 탓도 있지만 이반이 교육 때문에 자신에게 차갑게 구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반과 전혀 다른 인품과 성격의 드미트리는 이반을 존경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런 뒤죽박죽인 가족의 모임에 장로를 초대하자는 아버지 표도르의 의견에 미우소프마저도 흥미를 보였는데, 알료샤는 드미트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저 재미삼아 모욕하려는 속셈이란 생각이 들어 걱정된다.
1부 2편 부적절한 모임
수도원에 모인 표트르 미우소프와 그의 친척 표트르 칼가노프, 표도르 카라마조프와 아들 이반은 막시노프라는 지주가 이끄는 길로 장로를 만나러 간다. 미우소프와 표도르 카라마조프는 끊임없이 투닥대며 서로를 향해 얌전히 굴어달라고 말한다.
예의를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미우소프, 아버지, 칼가노프 때문에 당황하는 알료샤. 장로 앞에서까지 광대짓을 하는 표도르때문에 알료샤는 수치심을 느낀다. 이반은 아버지를 말릴 수 있음에도 가만히 방관하고 있고, 알료샤는 이를 이해할 수 없다.
드미트리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암자를 벗어난 장로. 수도원 앞 모인 아낙네들 사이에는 여지주인 호흘라코바 부인이 소아마비인 딸과 함께 있고, 어린 아들이 죽은 후 순례길에 오른 나스타샤라는 여인도 있다. 아들에게서 소식을 기다리는 한 어머니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병이 낫질 않길 내심 바란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한 아내도 기도를 받고 돌아간다.
호흘라코바 부인의 딸 리즈는 알료샤에게 편지를 건넨다. 꼭 와 달라는 부탁을 받은 그는 얼굴을 붉힌다. 호흘라코바 부인이 내세에 대한 생각을 장로에게 터놓고 조언을 받는 동안 리즈는 알료샤를 빤히 쳐다본다. 그녀가 어릴 적에는 곧잘 시간을 보내고는 했는데, 이제는 눈까지 피하는 그에게 서운한 감정을 느낀다.
미우소프는 본인보다 지식의 깊이가 뛰어난 이반에게 무시 받는 기분이 들고, 표도르는 그 상황이 재미있기만 하다. 장로가 돌아오고 이반이 이전에 썼던 논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의 논문은 교회를 국가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장로와 신부들, 미우소프와 이반이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한창 펼치던 찰나 모두가 잊고 있던 드미트리가 등장한다.
그가 들어온 후 표도르와 드미트리는 서로를 헐뜯는다. 표도르는 끝내 아들에게 결투 신청을 하겠다는 소리까지 하고, 드미트리는 약혼녀와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를 모시려 했다는 거짓까지 늘어놓는다. 표도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신부들까지 분노하게 만드는데, 그 때 장로가 드미트리, 그리고 모두를 향해 절을 하며 용서를 빌고는 “오, 하느님”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나간다. 표도르 카르마조프는 식사 약속을 취소한 뒤 죄송하다며 돌아가고, 미우소프는 이반과 만찬에 참여하러 간다.
장로를 보조하던 알료샤에게 장로는 가서 만찬에 참여하라고 말하며 본인이 세상을 뜨면 가족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한다. "너는 앞으로 경험을 많이 해야 하고, 아마 결혼도 해야 할 것이다. 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하고, 할 일도 많을 것이다. 나는 너를 믿기 때문에 속세로 보내는 것이다. 너는 언제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으니 네가 그리스도를 지키면 그리스도께서도 너를 지켜주실 것이다. 물론 큰 슬픔을 겪게 될 때도 있겠지만 그 슬픔 안에서 너는 행복해질 것이다. 슬픔 속에서 행복을 찾아라. 이것이 너에게 주는 나의 마지막 유언이다. 열심히 일하고, 내가 한 말을 마음속 깊이 새기거라. 앞으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또 있겠지만 내 생명이 며칠은커녕 몇 시간도 견디지 못할 것 같구나.” ... “세속의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죽은 자를 보내지만 이곳에 있는 우리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을 기뻐하며 보내야 하느니라. 기쁨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자, 이제 그만 혼자 있고 싶구나. 기도를 드리려고 하니, 가보아라. 형님들 곁에 있거라. 한쪽에만 있지 말고 두 형님 모두에게 붙어 있거라.” 친구 라키친은 그에게 카라마조프 가에 범죄가 일어날 것이라 말하며 그 가족에 얽힌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드미트리는 대령의 딸 카체리나와 약혼까지 했지만 늙은 상인의 첩이었던 그루센카와 혼인을 하겠다고 선언을 한 상태에서 그의 아버지는 그루센카를 탐내고 있다. 게다가 드미트리는 본인의 약혼녀 카체리나를 동생 이반에게 보내려고 하며 이반도 싫지 않은 눈치라고 라키친이 말한다. 이를 들은 알료샤는 라키친이 카체리나에게 마음이 있고 이반을 질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둘은 이야기를 마치고 만찬에 참여하려는데 이미 그 자리엔 한 차례 소동이 벌어진 후인 듯하다.
미우소프는 그 자리에 있던 수도원장에게 사과를 했는데, 그 때 어릿광대마냥 표도르가 다시 나타난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그는 문득 복수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돌아와서 미우소프에게 한껏 비꼬고 나서, “내 아들인 알렉세이가 이 곳에서 지내고 있는데 아버지 되는 사람으로 아들의 미래가 무척 걱정됩니다.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지요!”라고까지 말한다. 그러고 마차에 뛰어드는 표도르. 이반과 막시모프가 함께 타지만 표도르는 이해 못 할 이유로 화가 잔뜩 난 이반이 막시모프를 마차 밖으로 밀어버린다. 표도르는 알료샤를 데려와야겠다고 말하고, 이반은 경멸에 찬 반응을 하며 집가는 내내 침묵을 지킨다.
1부 3편 음탕한 사람들
표도르와 함께 사는 하인들과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리는 표도르가 문제에 빠졌을 때에도, 아들들이 부모로부터 방임 당했을 때에도 그들의 옆에서 돌봐줬던 인물. 표도르는 속으로 그리고리를 든든하게 생각하고 ‘오래된 친구로’ 여기는 것 같다. 그에게도 일찍 죽은 아이가 있었는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는 오래 살지 못했고, 그 후로도 부부는 마음 아픈 과거를 묻고 산다.
동네에 키가 작은 리자베타 스메르자시차야라는 여성이 있는데, 하루는 첫째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무렵의 표도르와 그의 무리가 그녀를 범하려고 농담을 주고 받다가 흩어졌다. 그 이후로 그녀의 배가 불렀고 표도르가 아이의 아버지란 소문이 돌았으나 그리고리는 표도르를 비난으로부터 보호하기에 힘썼고, 범인이 동네에서 알려진 흉악범 카르프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보호를 받지만, 아이를 낳던 중 끝내 사망하고 만다. 그리하여 고아가 된 아이를 그리고리가 데려와 마르파와 함께 파벨 (표도로비치)이라는 이름을 주고 함꼐 키우게 된다. 그리고 그가 표도르 집에서 일하는 요리사 스메르자코프이다.
알료샤는 카체리나 집으로 걸어들어간다. 그녀를 두려워하지만 이유는 잘 알지 못한다. 옆 집 정원에 있던 큰 형 드미트리가 그를 부르고 형제는 남의 집 정원에 숨어 대화를 나눈다.
군 근무 중 대대장이었던 중령에겐 딸이 있었는데 아가피야 이바노브나는 드미트리와 친구처럼 지낸다. 망나니처럼 흥청망청 돈을 쓰며 지내던 그에게 아가피야는 관심이 있던 모양인데,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자 그녀의 아버지가 유흥을 즐기던 그를 영창에 가둔다. 나중에 그는 아가피야에게 당신 아버지가 관리하던 공금이 사라졌으니 그녀의 여동생 카차(카체리나)를 본인에게 보내면 비밀을 지켜주고 공금을 메꾸는 것을 도와주겠다 제안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차는 결국 드미트리에게 오는데 그런 그녀에게 돈을 빌려준단 건 거짓말임을 밝히자 카차는 증오의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러다 채권을 써서 그녀에게 주고, 허리를 굽히라고 그랬더니 그녀는 절을 한 후 뛰어나간다.
그 후 중령은 돈을 갚은 뒤 뇌출혈로 사망하고, 그의 딸들은 모스크바로 떠나게 된다. 카차는 드미트리에게 편지를 하겠단 이야길 남기고, 며칠 후 그를 사랑한다는 편지가 도착한다. 하지만 그는 “그녀는 날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기 선행을 사랑하는 거야”라며 카차를 본인이 아닌 이반과 결혼하게 하려 마음을 먹고 있다. 그래서 알료샤더러 카차에게 가서 드미트리가 오지 않을거라는 말을 전해달라 부탁을 하고, 그는 그루센카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며 결혼을 못 하면 문지기라도 하겠다고 말한다. 그 와중에 카체리나가 본인의 언니에게 3000루블을 보내달라 부탁을 했는데 드미트리는 그 돈으로 그루센카에게 갔던 것.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대신 갚아달라 동생에게 부탁하는 드미트리.
표도르는 스메르자코프의 간질병을 치료하고자 돕기도 하고 요리를 배우라고 유학을 보내기도 한다. 그는
집 안에서든 뜰에서든 이따금은 길에서든 가끔씩 걸음을 멈춘 채 생각에 잠겨 10분 정도 서 있을 때가 있었다. 만약 관상가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본다면 그가 무슨 생각에 빠진 것이 아니라 명상에 잠겨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무엇을 하려는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본인도 알 수 없는 중에 이렇게 오랫동안 그러한 인상들이 쌓이다가 갑자기 모두 내던지고 방랑과 수행을 하려고 예루살렘으로 떠날 수도 있고, 가끔은 별안간 고향 마을에 불을 지를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런 일들을 모두 한꺼번에 할 수도 있다. 사람들 가운데는 이런 식의 ‘명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스메르자코프도 분명히 이런 ‘명상가’ 중의 한 명이었을 것이다.
7. 스메르자코프의 다른 이들의 논쟁 중:
“안 그래도 천국에 가는 게 힘들다는 걸 알고 있는 마당에 - 나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는데 왜 내가 내 가죽까지 벗겨주어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자신에게 별로 이롭지도 않고, 보상도 못 받는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자신의 가죽이라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큰 죄가 될까요? 그래서 나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믿고 하느님은 분명히 모든 것을 용서하실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스메르자코프
8. 표도르는 스메르자코프가 이반에게 관심이 있어 요즘 식사 때마다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이반, 알료샤와 하느님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을 펼치는 표도르. 이반은 무신론자인 반면, 알료샤는 하느님과 불멸이 존재한다고 믿고 표도르도 이반에 더 동의를 하는 것 같다. 술 취한 아비는 부인 이야기를 하는데 그 얘길 듣던 알료샤가 그의 어머니와 같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러자 “제 어미와 아주 똑같구나” 이런 말을 하는데 옆에서 이반이 그 말에 분노를 한다.
9. 두 하인이 드미트리를 들여보내지 않으려 실랑이를 하다 결국 못 이기고 드미트리가 방안으로 들어와 두 동생과 아버지의 상황을 목격한다. 드미트리는 그루센카가 이 집에 온 걸 알고 있다며 난리를 피우는 동안, 표도르는 말도 안 되는 그의 말을 믿고 겁을 낸다. 표도르는 두 형이 본인을 죽일까 겁난다고 알료샤에게 말하지만, 알료샤는 이반은 아버지를 지켜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알료샤는 이반과의 대화 끝에 “형 쪽에서 먼저 자기에게 한 걸음 다가온 것을 느꼈고 여기에는 반드시 무슨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0. 카챠를 만나러 간 알료샤. 그녀는 천사같은 그루센카가 드미트리와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3000루블에 대한 문제도 기꺼이 덮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커튼 뒤에서 그루센카가 나오는데, 카챠는 그루센카라는 여자를 꼭 만나고 싶어 오늘 초대를 했다고 말한다. 그루센카를 천사라고 생각하던 카챠는 그녀에게 조롱을 당한 뒤 분노를 하고, 드미트리에게 이 사실을 다 알릴거라고 하며 나간다. 카체리나는 분노를 자제하지 못하고, 알료샤더러 드미트리가 비열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알료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마음 아파한다.
11. 드미트리는 알료샤가 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나 그를 놀래키고, 알료샤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하마터면 아버지를 죽일 뻔하고서도…., 아버지한테 저주를 퍼붓고도 지금…., 여기서 목숨이 아깝거든 지갑을 내놓으라고, 그런 장난을 하시다니!”
알료샤가 그 집에서 있었던 일을 다 말하자 드미트리는 그를 보내준다. 그 길로 수도원에 가서 장로의 방을 향하는 알료샤. 장로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고, 파이시 신부는 그에게 말한다.
“너는 네가 받은 영광이 어떤 건지 알 수 있겠니? 그런데 장로님께서 너더러 당분간 속세에 나가서 지내라고 판단하신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건 너의 운명에 대해서 무언가를 예감하셨기 때문일 거야. 그러나 알렉세이, 네가 속세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장로님께서 네게 내린 복족의 의무로 생각해야 한다. 결코 헛되이 경솔한 행동을 취하거나 속세의 향락을 취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둬야 해.”
그리고 본인 방에 돌아가 카체리나의 하인이 전해준 봉투를 뜯어보는데, 호흘라코바 부인의 딸 리즈가 그에게 쓴 사랑 고백 편지였다. 이를 읽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 마는데 이를 죄악처럼 느끼는 알료샤.
2부 4편 착란
우연의 일치로 ‘기적’을 행했다고 소문이 난 페라폰트 신부. 그 이후 그는 다른 수도사에게 마저 대담한 거짓말을 일삼는다. 수도원 문을 나서며 파이시 신부와 장로의 축복을 받는 알료샤.
집에 돌아와 아버지의 푸념을 듣는 알료샤. 그는 그루센카가 아버지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
길에서 어린 아이들 무리를 만났는데 한 아이에게 돌을 던지며 괴롭히고 있다. 그런 아이에게 다가갔는데 아이는 알료샤에게 손을 깨물거나 돌을 던지고, 알료샤가 “내가 아무래도 너한테 뭔가를 잘못했나 보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할 리가 없지. 그러니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너한테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좀 알려다오.”라고 말하자 대답 대신 울음을 터뜨린다.
호흘라코바 부인의 집에 간 알료샤. 손을 다친 그를 리즈가 치료해주고, 알료샤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 이야기를 꺼낸다.
호흘라코바 부인은 카체리나가 드미트리가 아닌 이반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알료샤는 두 형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 울면서 말하는 드미트리만을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카체리나와 모스크바로 떠나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이반.
니콜라이 스네기료프는 드미트리와 좋지 않은 과거가 있다. 그리고 알료샤를 깨물었던 그 소년이 바로 스네기료프의 아들이었던 것. 그의 오두막에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알료샤.
두 남자는 밖으로 나와 대화를 한다. 그리고 아들 알류샤가 겪은 일들에 대해 말하는 아버지. 알료샤는 카체리나의 부탁으로 가장에게 200루블을 전달하지만, 그는 받지 않는다.
2부 5편 찬성과 반대
리즈에게 스네기료프와 있던 일을 이야기 해주는 알료샤. 알료샤는 어느 부분에서 그가 굴욕을 느꼈는지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고, 내일 다시 돌아가 200루블을 건네줄 생각이다. 그의 말에 감동한 리즈. 리즈와 알료샤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딱 잘라 그를 내보내며, 앞으로 절대로 집에 들이지 않을 것이며, 이곳을 떠나겠다고 알료샤에게 말하는데, 이는 싸우고 헤어질 때 리즈가 마음 아플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드미트리를 기다리다가 스메르자코프와 마리야라는 한 여자의 사랑놀음을 엿듣게 된다. 그는 출생에 관해 자라면서 많은 놀림과 조롱을 받으며 자라왔고, 그래서 군인과 농부들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에 불만을 많이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다가 재채기를 해서 들켜버린다. 그 둘은 드미트리를 두려워하지만 스메르자코프는 뒷담을 하다가 딱 걸린듯 하다. 이반이 드미트리를 레스토랑으로 초대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알료샤는 혼자 식사 중인 이반 형과 함께 앉는다.
3-5. 이반은 속터놓고 알료샤에게 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한다. 그는 내일 떠날 예정이지만, 네 살 차이인 형제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기는 어려웠던 것. 형이 떠나는 것에 대해 슬퍼하는 알료샤. 이반은 카체리나가 본인을 사랑하지만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알료샤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반의 국가와 지식인, 그리고 종교, 신에 대한 생각.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 이반은 작별 인사를 한 뒤 떠나고, 알료샤도 수도원을 향한다.
6. 이반은 이유없는 우울감의 원인을 찾다가 스메르자코프에 대한 증오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 둘이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표도르와 하인 사이의 비밀 암호를 드미트리가 알게 되어 두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는 발작을 일으킬 것만 같다는 스메르자코프에게 이반은 헛소리 그만하라며 소리침. 스메르자코프는 이런 집안일을 피해 이반에게 체르마쉬냐에 가라고 권유를 하는데, 이반이 모스크바에 간다고 하자 그것도 좋은 생각이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전보를 치겠다고 한다. 그러자 이반은 크게 웃는데 그 심정이 무엇이었는지 그도 알 수가 없었다.
7. 짐을 싸서 떠나려는 이반에게 다음날 아침 표도르는 그에게 체르마쉬냐로 심부름을 시키려한다.
오후 7시, 이반은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떠났다.“지나간 일들은 모두 잊자. 과거로부터 소식이나 기별을 받을 수 없도록 영원히 떠나자. 돌아보지 말고 오직 새로운 세상, 새로운 곳을 향해 가자!”그러나 그의 영혼은 기뻐지기는커녕 문득 짙은 어둠에 둘러싸였고 그의 마음은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깊은 슬픔을 느꼈다. 그가 밤새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에도 기차는 줄곧 달렸다. 새벽에 기차가 모스크바 시내로 들어서자 그는 문득 정신이 들었다.‘나는 저열한 인간이다!’갑자기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뇌까렸다.
그 날 스메르자코프는 발작을 일으키고, 그레고리도 몸이 아파 앓아눕는다. 마치 어젯밤 스메르자코프가 이반에게 이야기를 했듯이.
2부 6편 러시아의 수도사
장로의 마지막. 그가 왜 알료샤에게 형에게 가보라고 했는지, 왜 알료샤를 특히 예뻐했는지 마지막으로 말해준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운명은 하느님에게 달려 있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수많은 열매를 맺느니라’고 한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알렉세이, 난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너를 여러 번 축복했었다. 그건 네 얼굴 때문이지. 이것도 알아두렴.”장로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나는 너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단다. 수도원 밖으로 네가 나간다 해도, 너는 속세에서도 수도사처럼 살 거야. 수많은 적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그 적들도 너를 사랑하게 될 거다. 너에게 인생은 많은 불행을 안겨주겠지만, 그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인생을 축복할 수도 있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생을 축복하게 해주어라. 이게 가장 중요해, 알았느냐? 너는 그런 사람이란다. 자, 여러분.”
2-3. 조시마 장로의 회상. 그의 형,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사관 학교 시절 만난 비밀스러운 방문자에 대한 이야기.
“몇 달이나 몇 년은 살아서 뭐해요!”형은 종종 이렇게 외쳤다.“날수를 따질 필요가 뭐가 있어요! 온갖 행복을 모두 경험하는데 사람은 하루면 충분해요. 그런데 왜 우리는 싸우고, 무안을 주고, 서로 앙심을 품고 살까요? 차라리 뜰에 나가서 산책하고, 서로 사랑하고, 칭찬하고, 입을 맞추며 우리의 삶을 축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느님의 새들아, 행복한 새들아, 나를 용서해다오. 너희에게 나는 너무나 많은 죄를 지었구나.”우리 중에서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당시 아무도 없었지만 형은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흘렸다.“아, 내 주변에는 하느님의 영광이 이토록 넘친다. 새들, 나무, 풀밭, 하늘……. 그런데 나는 혼자 치욕스럽게 살면서 이 모든 걸 더럽히고 영광과 아름다움을 모른 척했어.”“얘야, 너는 스스로 너무 많은 죄를 지려 하는구나.”어머니가 울면서 말했다.“어머니, 나의 소중한 어머니, 나는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기뻐서 눈물이 나는 거예요. 어머니에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내가 모든 사람에 대해 죄인이 되는 건 내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에요. 나는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른답니다. 하지만 내가 모든 사람에게 죄를 지었다고 해도, 모두 나를 용서해주지 않나요? 바로 이것이 천국이에요. 나는 지금 천국에 있는 것 같아요.”
맞다, 그것은 가능하며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 오래된 슬픔은 점점 조용하고 감동으로 가득 찬 기쁨으로 변해가는 것이 인간이 가진 생명의 위대한 신비라고 할 수 있다. 젊었을 때 피가 끓는 것 같은 정열 대신 온화하고 평온한 노년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나는 날마다 떠오르는 아침 해를 축복하고 전과 같이 내 마음은 아침 햇살을 향해 노래를 부르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는 저녁 해를, 비스듬하게 비추는 저녁 햇살을 더욱 사랑한다. 그리고 그 햇살과 함께 고요하고 부드러운 감동에 겨운 추억을, 나의 긴 축복받은 인생 중에서 떠오르는 그리운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런 모든 것 위에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화해시키고, 용서하는 하느님의 진리가 있다. 나의 인생은 이제 끝나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잘 알고 느낀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하루가, 내 지상에서의 날들이 이미 새롭고 끝없는 미지의, 그러나 곧 찾아올 내세에서의 삶과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한 새로운 삶을 예감하면, 나의 영혼은 기쁨으로 떨려오고, 지성은 밝게 빛나며, 마음은 환희에 넘쳐 울게 된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생각을 대하면 때때로 의혹을 느낀다. 특히 남이 저지른 나쁜 짓을 보면 그런 사람을 강압으로 붙잡아가둘 것인지, 또는 겸손한 사랑으로 보듬어야 할 것인지에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겸손한 사랑으로 사로잡겠다고 결심하라. 일단 그렇게 결심하면 전 세계를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한 사랑은 모든 힘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가장 무서운 힘이다. 날마다, 매시간, 매순간, 부지런히 반성하고 자신이 아름답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형제들이여, 사랑은 스승과 같다. 그러나 일단 이것을 얻으려면 방법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다. 사랑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고 오랜 시간 동안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다. 또 우리가 얻은 사랑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고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다. 즉흥적인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심지어 악당도 할 수 있다.나의 형은 새들에게 용서를 구했는데 그것은 전혀 쓸모없는 행동 같아 보이지만 실은 필요한 일이었다. 세상 모든 것은 바다처럼 모든 것이 흘러가서 합해지기 때문에, 한쪽을 건드리면 세상의 다른 한쪽까지 그것이 메아리로 돌아온다.
쉬지 않고 실천하라. 밤에 잠들기 전, ‘내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일어나서 그 일을 끝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나쁘고 잔혹하기만 해서 그대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들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대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그대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가 화를 내서 도저히 설득하지 못할 때에는 조용하게 견디며 그들에게 봉사해야 한다. 그러나 결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3부 7편 알료샤
장로의 유해는 매장될 준비를 하고, 사람들이 몰려있다. 파이시 신부는 우는 알료샤에게 “그래, 실컷 우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어쩌면 우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그리스도께서 그 눈물을 너에게 보내 주신 거니까.”라고 말한다.
알료샤는 하느님이 만드신 세계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고, 천사같던 알료샤가 경멸감에 빠져있는 것을 본 라키친은 이때다 싶어 그를 그루센카에 데리고 간다. 첫번째 목적은 올바른 사람의 치욕을 보고 싶다는 복수의 의미로, 두번째는…
그루센카를 찾아간 둘을 보고 그녀는 기뻐한다. 그루센카는 알료샤의 무릎에 앉아 예전에 본인을 버리고 떠나갔던 남자가 오고 있지만 그녀는 알료샤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장로의 장례에서 오는 길이란 걸 알자 그루센카는 일어나 사과를 하고, 라키친은 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루센카는 본인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알료샤를 꼬시고 말겠단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료샤에게 고백하지만, 그는 그저 “나는 당신에게 파 한 뿌리를 주었을 따름입니다. 단지 그뿐이에요!”라고 울며 말한다. 라키친은 알료샤의 천사같은 마음을 질투하는지, 알료샤를 데려가서 그루센카에게서 돈까지 받은 입장에 되려 그에게 화를 내며 “자네 같은 인간은 전부 악마가 잡아갔으면 좋겠어!”라며 알료샤를 혼자 두고 떠난다.
수도원으로 들어간 알료샤. 기도를 하던 알료샤는 조시마 장로를 만난다.
“그는 왜 스스로 대지를 안았는지 알지 못했다. 왜 이토록 드넓은 대지에 그리고 모든 것에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는 울면서 대지에 입을 맞추었고 자신의 눈물로 대지를 적셨다. 그리고 이 대지를 사랑하겠노라고, 끝없이 변하지 않고 사랑하겠다고 열정적으로 맹세했다. ‘대지를 너의 기쁨의 눈물로 적시고 그 눈물을 사랑하라.’ … 그의 전부에 대해서,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그와 동시에 자신도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맞다! 그것은 결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모든 사람, 살아있는 모든 것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용서할 것이다.’ … 그가 대지에 쓰러졌을 때는 나약한 청년일 뿐이었지만, 대지에서 일어났을 때는 평생 흔들리지 않는 강한 힘을 가진 투사로 변해 있었다. 그는 환희를 느낀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그것을 의식하고, 직감적으로 깨달은 것이었다. 알료샤는 그 뒤로도 평생을 거쳐 이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내 영혼을 찾아왔다.’ 그는 훗날 확고한 신념을 가진 채 이렇게 말했다. 사흘이 지나고, 그는 장로가 자신에게 ‘속세에 나가 살라’고 명한 뜻을 받들어 수도원을 나왔다.
3부 8편 미차
삼소노프와 미차의 대화. 미차는 아버지와의 분쟁에 관해 법률 상담을 위해 그의 집을 방문했고 대화는 잘 끝나는 듯 보였으나 미차는 삼소노프에게 조롱을 당했던 것.
오두막의 랴가브이를 찾아간 미챠. 그루센카가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하고 술에 취한 랴가브이를 뒤로한 채 다시 돌아간다.
스메르자코프에게 그 전 날 있던 일을 물어보려했으나 그는 앓아 누워있었고 동생들의 소식도 듣는다. 카체리나의 약혼자인 미챠를 미워하는 호흘라코바 부인에게서 돈을 빌리려다 실패함. 그 후 삼소노프의 하인에게서 그루센카가 미차 몰래 다시 집을 떠났단 소식을 들음.
살인된 채로 발견된 표도르. 그레고리는 ‘제 애비를 죽일 천하의 악당’을 목격하고 소리를 쳤으나 그대로 쓰러지고 만다. 그대로 모로조바에 달려가 그루센카를 만나려던 미챠. 페냐는 그를 들여보내지 말라 당부했지만 그 사실을 몰랐던 그의 조카는 들여보내줌. 그는 어떤 장교를 만나러 간 후였고, 미챠는 페냐를 향해 달려감.
페냐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 드미트리. 페냐는 그의 온 몸에 묻은 피를 보고 걱정하고 드미트리는 한 노인과 싸웠을 뿐이라 대답함. 젊은 관리 페르호친과의 대화. 미챠와의 이야기 후 신경이 쓰였던 그는 그루센카가 살고 있는 모르조바의 집에 찾아가 3천 루블에 대한 이야기를 물으려 함.
미챠와 마부 안드레이는 마을로 돌아옴. 안드레이는 미챠가 누군가를 죽일까 두려움. 그루센카는 막시모프와 칼가노프와 트럼프 게임을 하는 중.
미차에게 돈을 건네며 그루센카를 내놓으라 하는 폴란드인. 돌아와서 그는 오히려 미차가 돈을 건넸다고 거짓을 고함. 그루센카와 결혼을 하고 싶었던 장교는 자존심 부리며 방을 떠나고 그녀는 미차와 남음.
술에 취해 미차와 그루센카는 어디로 가서 농사나 짓고 살자 이야기를 나누다 아침이 오고 경찰서장이 미차를 찾아 온다. 아버지 살인 사건 범인으로.
3부 9편 예심
페탸에게 전해듣고 호흘라코바 부인을 찾아간 페르호친은 미차가 들고 있던 3천불이 본인 아버지를 죽인 후 훔친 것이란 걸 알게됨. 그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낌.
페르호친은 경찰서장의 집에 들어서는데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떤 것. 아내 마르파가 그레고리를 찾다 현장을 본 것이다. 드미트리가 자살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를 당장 체포하기로 한 것.
심문이 시작되고 그루센카는 본인이 했다고, 미차는 그루센카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함. 그는 혐의를 부인하는데 그레고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기까지 함.
계속되는 심문. 미치는 살해 전 날 삼소노프를 찾아간 사실부터 설명함.
알리바이가 있는 것 같지만 돈의 출처에 대해선 밝히지 않는 드미트리. 그의 돈은 1천 5백 루블 정도가 다였던 것으로 추정되나 왜 3천 루블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음. 탈의를 요구하는 경찰.
알몸으로 있다가 속옷과 양말을 돌려 받고, 나머지 옷가지는 증거물로 경찰이 가져간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조금 협조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미차.
그 돈이 카체리나에게서 온 돈이고 예전에 남겨둔 절반을 주머니 속에 꿰맸다가 이제서야 썼던 것뿐이라 말하는 미차. 부끄러움에 힘들어 하는 그는 여전히 그루센카의 안위를 걱정.
돌아가며 심문을 받는 가운데 미차는 아귀가 맨살을 드러내놓고 우는 것을 본다.
“아니야! 아니야,” 미차는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왜 집을 불태운 어머니들이 저렇게 서 있는지? 왜 인간은 가난하지? 왜 아귀는 저토록 불행할까? 왜 이렇게 벌판은 벌거숭이인지, 왜 저 여자들은 서로 포옹하며 키스하지 않는 거지? 왜 저들은 기쁨에 겨운 노래를 부르지 않는 거지? 왜 저들은 어두운 불행으로 얼굴이 저렇게 까매졌지? 왜 저들은 아귀에게 젖을 먹이지 않는거지?”그러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지금 나는 멍청하고 미치광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꼭 이렇게 묻고 싶다, 꼭 이렇게 물어야만 한다.’그는 예전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감동이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지금부터는 아귀가 울지 않을 수 있게, 젖이 완전히 말라 버린 어머니들이 다시 울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이제부터는 어느 누구도 울지 않도록, 어떤 장애물이 가로막더라도 한시도 주저하지 않고 카라마조프 식의 막무가내로, 지금 즉시, 지금 즉시, 사력을 다해서 대책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내가 당신 곁에 있어요. 지금부터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평생 당신과 함께 할게요.”다정한 그루센카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미차의 귓가에 들렸다.그러자 갑자기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불타올라서 미지의 빛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살고 싶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살고 싶다. 그 어디를 향해 걷고 싶다. 자신을 손짓하는 것 같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걷고 싶다, 어서, 빨리, 지금, 즉시!
9. 어떤 깨달음을 얻은 미차는 호송당하는 중에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다. 칼가노프는 미차의 무죄를 거의 확신했다.
“아,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런 짓을 하고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그는 절망에 가까운 씁쓸한 우수에 빠져 두서없이 말했다. 그는 그 순간, 살아야 할 의욕을 전부 잃었다.“살 가치가 있을까? 그럴만한 가치가 정말 있을까!”젊은이는 슬프게 외쳤다.
4부 10편 소년들
콜랴 크라소트킨에 대한 이야기.
크라소트킨 모자와 함께 사는 의사 부부의 하녀 카체리나의 출산으로 두 어머니는 집을 비우고 콜랴가 부부의 아이 둘을 돌보게됨. 콜랴는 카체리나에 대해 뭘 알고 있는 듯 하나 어린 아이들은 카체리나 아이의 아빠가 감옥에 있을 수도 있단 추측을 한다.
부유한 관리의 아들인 스무로프와 만나기 위해 나온 콜랴. 내일모레는 미챠의 재판.
알료샤를 기다리는 콜랴 (니콜라이 이바노프 크라소트킨). 그는 일류샤의 병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이 둘은 서로 가까운 사이였음. 콜랴가 들려주는 그와 일류샤의 사이.
일류샤를 방문한 콜랴. 페레즈본이 주치카였다고 말하자 모두가 감탄한다. 콜랴는 수학과 자연 과학 이외의 모든 학문을 하찮다 말하면서 알료샤의 눈치를 본다. 그 때 의사가 오는데 방안을 둘러본 뒤 환자가 어디있냐 묻는다.
콜랴가 알료샤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냄.
친구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하는 콜랴. 예루살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콜랴가 알료사에게 질문을 함.
4부 11편 이반
미차의 체포 이후 앓아누운 그루센카. 알료샤가 가끔 들러 그녀를 만나곤 한다. 이반이 미차를 두 번이나 방문했다는 소식을 알게된 알료샤.
호흘라코바 부인을 만나러 간 알료샤. 그녀는 그레고리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심신상실 상태였어서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 추측. 이반이 리즈도 만나러 왔었단 걸 알게된 알료샤.
리즈를 만나러 간 알료샤. 리즈는 본인을 아내로 받아들일만큼 사랑해주지 않는 그에게 자신을 위해 울어달란 말을 한다. 떠나려는 그에게 이반에게 쓴 편지를 건네는 알료샤. 그녀는 그 편지를 전하지 않는다면 죽어버릴 거란 말을 한다. 그가 떠나자마자 스스로를 다치게 한 후 “나는 인간도 아니야!” 하며 속삭이는 리즈.
큰형을 만난 알료샤. 이반은 알료샤가 범인이라고 믿으며 그루센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라고 권한다. 미차는 알료샤에게 자신이 범인인 것 같냐 묻고 알료샤는 아니라고 믿는다고 대답함. 형들이 걱정되는 알료샤는 울며 나온다.
이반의 집을 향하다 들렀던 카체리나의 집에서 이반을 만남. 이반은 리즈가 교태를 부린다고 말하나 알료샤는 그녀는 그저 어린 아이일 뿐이라 말함. 카체리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이반. 알료샤는 그가 의심스럽다. 이반은 동생과의 절연을 선포하고 스메르자코프를 찾아감.
이반은 스메르자코프를 의심했으나 그의 변명을 듣고 미차가 범인일 거란 결론을 내림. 스메르자코프와의 대화를 통해서 재앙이 다가올 것을 알고도 떠난 본인에 대한 혐오감이었을까, 미차가 범인이란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스메르자코프는 이반이 분명 뭔가를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떠난 건 공범이란 증거라는 말을 한다. 카체리나를 찾아간 이반은 이 심정을 전하는데, 그녀는 미차가 아버지를 죽인 후 3천 루블을 갚겠다는 말을 남긴 편지를 이반에게 보여줌. 증거를 본 뒤 그는 한 달간 이 일에 대해 잊고 살았고, 스메르자코프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식을 건너 듣게 됨. 이반은 스메르자코프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 미차가 죄를 뒤집어쓰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 생각하여 그를 도주시키기로 한다. 그런 와중 카체리나가 미차의 범죄를 완전히 믿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심하기 시작한 이반, 스메르자코프가 있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스메르자코프는 이반더러 당신이 범인이라고 말하며 손을 떨면서 본인보고 미쳤다고 말하는 이반에게 3천 루블이 담긴 종이 뭉치를 보여준다. 본인이 저지른 일이지만 결국 이반이 아버지를 죽인 것이라고 협박을 하는 스메르자코프. 그가 밝히는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드미트리가 그레고리를 공격한 것은 그레고리가 결국 드미트리가 그의 아버지를 죽이러 왔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고, 그레고리만 공격한 후 떠난 드미트리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마르파로 하여금 그레고리를 찾게 만들고, 표도르를 죽인 것은 바로 스메르자코프였다. 이반은 내일 법정에서 보잔 말을 남기고 그를 떠난다. 마음이 후련해지며 기쁨과도 같은 강한 감정이 차오르고, 눈보라가 치는 날에 쓰러져 있는 농부를 (본인이 때려 눕혔던) 구해주고 진찰을 받게 하는 데에 한 시간이나 썼는데 그는 그것을 만족스러워 하며 쾌감을 느낀다.
“드디어 그의 눈이 지그시 어느 한 곳을 노려보았다. 이반은 빙긋이 웃었지만 그 얼굴은 이내 분노로 붉어졌다. 그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앉아서 두 손으로 턱을 단단히 고인 채 눈은 여전히 아까 그 한 곳, 맞은편 벽 앞에 놓인 소파를 노려보았다. 분명히 거기 있는 무언가가, 어떤 대상이 그의 마음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반과 환영과의 대화. 그 때 알료샤가 와서 스메르자코프가 목을 매어 죽었다는 소식을 알려줌.
알료샤에게 환영(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다가 점점 기력을 잃어가는 이반. 알료샤는 그런 형을 두고 떠나지 못한다.
그는 잠자리에 들면서 미차와 이반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그는 이반의 병이 무엇인가 차차 알게 되었다. ‘명예로운 결심에서 생기는 고통, 참으로 깊은 양심의 가책이다!’ 이반이 믿지 않았던 신과 그 진리가 아직도 복종을 거부하는 그의 마음을 정복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스메르자코프가 죽었으니 이젠 아무도 이반 형의 진술을 믿지 않겠지만, 그래도 형은 법정에 나가 증언할 것이다!’ 베개를 베고 누운 알료샤의 머리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알료샤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하느님이 승리할 것이다!’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이반 형은 진리의 빛 속에 되살아나든지 아니면…… 증오 속에 멸망해 버릴 것이다. 자기도 믿지 않는 일을 위해 봉사했다고 자기 자신과 모든 사람에게 분풀이하면서…….’ 알료샤는 비통한 심정으로 이렇게 덧붙이고 나서 다시 이반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4부 12편 오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열리는 공판. 미차는 범죄를 부인한다.
그레고리의 증언 중 그의 음주 사실이 밝혀지자 변호사는 취해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밀고 가기 시작.
라키친의 증언 시작. “도무지 엉망진창인 카라마조프네 일가 가운데서 가장 죄 많은 놈을 누가 골라 낼 수 있겠어요! 누가 잘못했는지, 누가 누구에게 빚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은 도저히 가려 낼 수가 없어요. 또한 그런 집에선 아무도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거나 확정할 수 없어요.”
스스로 도취한 나머지 그루센카를 “상인 삼소노프의 첩” 이라고 부른 라키친은 변호인으로부터 그가 예전에 쓴 <고 조시마 장로의 생애>라는 책자에 대해 공격을 받는다. 예전에 알료샤를 꼬셔 본인 집으로 데려오면 25루블을 주겠다고 했던 그루센카의 이야기도 적혀있던 것. 그는 미차에게서도 돈을 꾸려고 했던 전적이 있었고, 체면 구긴 채로 내려감. 다른 증인들도 올라왔으나 변호인이 그들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게 만들고야 만다.
마을에서 오래 살아 온 노인 게르첸슈베트의 증언. 미차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유리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알료샤는 미차가 아버지를 죽였을리가 없다고 말한다. 미차의 옷에 향주머니가 있었고, 그 안에 1500 루블이 있었단 것이 증명이 되며 미차에게 유리한 증언이 되었다. 카체리나가 올라왔고, 미차가 그녀에게 돈을 빌려줬었던 예전 일을 이야기한다. “조금이라도 미차를 이롭게 하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주어서 그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미차는 왜 이미 선고를 받은 자신을 파멸시키려고 하느냐며 통곡을 하는데… 이 다음 순서는 그루센카였다. 그녀는 카체리나 때문에 미차가 파멸했다고 외치며 질투로 이성을 잃고 만다. 그러다 라키친과의 관계가 밝혀지는데, 그루센카는 그가 본인의 이종사촌이고, 라키친이 본인과 가족이란 것을 몹시 수치스럽게 여겨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달라 당부를 해왔던 것. 하지만 라키친이 미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자 그루센카가 화가 난 것이었다.
이반의 차례가 되자 그는 스메르자코프에게서 받은 3천 루블을 꺼내며 미차는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여기 모두가 공범이라 외치자 제지를 당하고 마는데, 그 순간 카체리나가 히스테리를 일으킨다. 미차가 본인에게 보냈던 편지를 건네며 이게 바로 미차가 범인이라는 증거라고 내미는데, 이반이 본인 형을 지키려다 본인이 미쳐버렸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 그리고 이반이 스메르자코프를 찾아갔던 일들도 말을 한다. 이반에 대한 마음을 깨닫고 그의 명예를 지키고자 한 것. 그루센카도 히스테리를 시작하여 법정을 나가게 되고, 난장판이 된 상황에 변호인은 착잡하기만 하다.
8-9. 검사 이폴리트의 논고.
10-13. 변호사 페추코비치의 변론.
14. 미차의 유죄 판결
에필로그
망상증에 걸린 이반을 집으로 데려와 간호하는 카체리나. 알료샤는 그들을 찾아와 미챠의 탈주 계획에 대해 알린다. 알료샤는 카체리나에게 미차에게 마지막 인사로 그저 얼굴만 비춰달라고 부탁한다.
미차와 알료샤의 대화.
“어쨌든 이반은 누구보다 똑똑한 녀석이야. 그 애는 살아야 해, 우리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지만. 이반은 꼭 나을거야.”
“형님은 무죄입니다. 그런 십자가는 형님에게는 지나치게 무겁습니다. 형님은 고통을 받으면서 자신의 내부에 또 하나의 인생을 소생시키려고 했어요. 제 생각에는 설사 형님이 어디로 도망가더라도, 또 한 사람의 인간을 잊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형님이 이 십자가의 고통을 피아시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 더 큰 의무를 느끼시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끊임없는 고통은 장차 형님의 생애에서 형님이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어쩌면 그곳에 가시는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카체리나가 오고 서로 사랑한단 이야기를 하던 와중 그루센카가 오자 카체리나가 나간다.
3. 일류샤의 장례식. 콜랴는 “그분은 정의를 위해서 죄도 없이 희생되어 사라지는군요! 하지만 사라져도 그분은 행복합니다!”라며 미차가 부럽다는 말을 함. 힘들어하는 일류샤의 부모. 마지막 떠나기 전 알료샤가 하는 말.
“내가 두 형님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형님 한 분은 유형을 떠날 것이고, 또 한 분은 사경을 헤매며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 도시를 떠날 거예요. 아마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우리는 헤어져야 합니다.…여러분도 기억하지요? 그는 저 다리 옆에서 여러분이 던진 돌에 맞았지만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훌륭한 소년이었고, 착하고 용감한 소년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명예와 아버지가 받은 심한 모욕을 쓰디쓰게 느꼈고, 그래서 꿋꿋하게 일어섰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첫째 우리는 죽을 때까지 그를 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아무리 중요한 일로 바쁘더라도, 명예를 얻으려 할 때도, 큰 불행에 빠졌을 때도, 어떤 때라도, 일찍 이 고장에서 서로 마음이 통하고 솔직한 감정으로 엮여서 멋진 시간을 함께 보낸 것, 그리고 그런 감정에 의해서 저 불쌍한 소년을 사랑하는 동안 우리가 실제보다 훨씬 훌륭한 인간으로 자란 것을 절대 잊지 맙시다.”
"반드시 즐거운 날의 추억만큼, 특히 어린 시절 부모님 밑에서 지내던 날의 추억만큼, 그 뒤의 인생에서 소중하고, 힘차고, 건전하고, 이로운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은 교육에 대해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얘기를 듣지요. 그러나 어릴 때부터 간직한, 이런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이 다른 무엇보다 훌륭한 교육일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그런 추억을 많이 만든 사람은 평생 동안 구원을 받습니다. 만약 그런 것이 하나라도 우리들의 마음에 남았다면 그 추억은 언젠가 우리들을 구원할 것입니다.어쩌면 우리는 앞으로 악한 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눈앞에 있는 악한 짓을 물리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눈물을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아까 콜랴 군이 ‘모든 인류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싶다’고 소리치지만 어쩌면 그런 사람들을 향해 나쁜 마음으로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만, 만약 우리가 그런 악인이 되었다고 해도 이렇게 일류샤를 묻은 일이며, 죽기 전의 며칠 동안 그를 사랑한 일, 지금 이 바위 옆에서 서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눈 일을 회상한다면, 설령 우리가 잔인하고 비뚤어진 인간이 되었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착한 인간이었음을 마음속으로 조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그보다 오히려 이런 추억이 우리를 큰 악으로부터 지켜 줄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날을 추억하고 ‘나도 그 시절에는 착했다. 용감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비웃어도 괜찮습니다. 사람이란 흔히 착하고 훌륭한 행동을 보고 조롱하고 싶어 하니까. 그건 단지 경박한 마음의 소행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나는 굳게 믿습니다. 여러분은 설사 웃더라도 이내 마음속으로 ‘아니, 웃는 것은 좋지 않다, 이것은 웃으면 안 되는 거야!’ 이렇게 말할 것이 분명합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혹시 나쁜 인간이 되진 않을지 두렵기 때문입니다.” 알료샤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나쁜 인간이 될 수는 없겠지요? 안 그래요, 여러분?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착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정직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결코 서로를 잊으면 안 됩니다. 이 말을 한 번 더 반복하겠습니다. 맹세하지만 나는 결코 여러분을 한 명도 잊지 않겠습니다.…여러분,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 일류샤 군처럼 너그럽고 용감한 사람이 됩시다. 콜랴 군처럼 똑똑하고 용감하고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 됩시다(더욱이 그는 어른이 되면 더 지혜로워지겠지만). 또 카르타쇼프 군처럼 수줍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됩시다.물론 나는 이 세 사람만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나에게는 영원히 사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나는 여러분을 전부 내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제발 나를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하세요!그런데, 우리가 앞으로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또 이 솔직하고 훌륭한 마음으로 우리를 연결해 준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류샤입니다. 착한 소년, 사랑스러운 소년, 우리에게는 영원히 소중한 그 소년입니다! 앞으로 우리들 마음에는 그 아이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고!”
Comments